15분을 걸어 버스를 타고(가는 길에 이름 외우고 버스안에서 교육연극책보고_그래서 차를 안사야한다는 생각에 잠시 잠김) 내려서 올라가는 길이 상쾌하다.
연구회 회원인 소양샘의 개학 첫 날 화이팅을 전하는 문자메세지가 더 힘이 나게 한다.
왔다 갔다 이리 저리... 개학 첫 날 대부분의 학교 모습이다.
나 또한.
가서 가장 먼저 한 것은 '기초조사서' 두가지 종류 완성이었다.
그리고 등사 하고.
바로 입학식에 간다.
아이들과 첫 만남이다.
생각보다는 크지 않다. 아마 아직 5학년 티를 벗지 않은 거겠지.
얼마 있지 않아 나보다 커겠지.
이런 저런 농담도 하고 왔다 갔다하면서 얼굴을 살펴본다.
짜식들 쫄아있는 눈치다.
조례대에서 전입교사 전체 인사를 하고 우리반앞에서 담임 발표를 하는데, 고맙게도 나의 이름을 불러주자 몇 명이 "와~"하면서 박수를 친다.
시작이 좋다~~~
교실에서 이름으로 삼행시를 하고 얼굴그리기를 한 다음, 껴안기 인사차례다.
"워~ 안돼요."
역시 첫 번째가 문제다.
이리 저리 하다가 어째 남학생 절반은 했다.
(잠시 다른 반 책상 나르는 것을 도와주고... 6학년의 힘든 점 중의 하나가 학교에 힘쓸 일이 있으면 남교사와 마찬가지로 잘 불려다닌다.ㅎㅎ)
이번엔 여학생 끝번호부터 껴안기 인사다.
역시 첫번째가 문제다. 당연히 안 나온다.
이젠 나의 능력의 문제다. 여기에서 멈추는냐 끝까지 인사를 하느냐/
손을 당기면서 장난치며 "선구자 알지? 원래 선구자는 힘든 법이야. 니가 하면 다 하고 니가 안하면 다 안하지. 그리고 니가 안하면 나한테 너만 혼나고 니가 하면 쪽팔리지."
역시나 뺀다.
"니가 선구자래도. 그래서 원래 선구자는 힘든 법이야. 자 자신감을 가지고..."
결국...
성공이다.
이어지는 여학생과의 껴안기 인사는 쉽게 진행된다.
와락!~
깜짝 놀랐다.
"이게 전성기라는 것이다. 이 모두가 선구자의 역할이지."
이렇게 웃으면서 모두와 인사를 나눈다.
그런데 아직도 절반 가량 이들의 표정은 무덤덤과 쉽게 말해 쫄아있다.
"야~ 좀 웃어..."
그런다고 웃을 아이들이 아니다.
'저 선생님이 왜 저래?'하는 눈치다.
이번엔 마지막 무기, 옛이야기다.
물론 재미있는이야기도 넣고 '다같이'박수도 넣고...
작년을 기점으로 생각한게 있다.
[학급경영은 교사의 노력이 많이 좌우한다. 교사가 진정 아이들에게 많이 투자하면 그 보람은 그대로 아이들의 모습에서 돌아온다.]
그러기에 첫 날 잡는다거나 웃거나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일년이 중요한 것이다.
준비물 적은 종이와 기초조사표가 있는 종이를 마지막으로 인사를 한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껴안기인사.
이번엔 모두 쉽게 인사한다. 가끔은 허리를 아플 정도로... 짜식~
교실이 새교실이다.
프로젝션도 없고 사물함도 없고 컴퓨터도 없다.
어쩜 더 좋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 것도 신경안쓰고 아이들과 친교활동만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컴퓨터를 하고, 나도 모르게 의자에 앉는 모습 보다는 아이들을 많이 볼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