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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끝자락에 만난 아이들 : 낙엽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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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가을 끝자락에 만난 아이들
교사를 닮아 가는 아이들 이야기

가을 끝자락입니다. 가을도 가을 나름이어서 이맘때가 되면 가을의 고운 모습에 취하기보다는 쓸쓸한 가을 풍경에 이끌려 지나온 시간들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그것은 아이들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다만 아이들은 미래의 존재인 까닭에 스스로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챙기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빠뜨리지 않고 가을수업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내 나름대로 바쁜 일상에 쫓겨 이런 걸 생각하는 여유가 없어졌네요. 이것도 핑계이겠지만… 근데 그러지않으려구요. 적어도 이제부터는 내 자신을 뒤돌아보려구요, 그냥 갑자기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아이들은 교사를 닮기 마련입니다. 말을 닮고, 생각을 닮고, 그리고는 삶을 닮아가기 마련이지요. 한 아이가 쓴 글을 읽고 깜짝 놀란 것도 바로 그런 까닭에서였습니다.

올해는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뭔가 허전한 생각에 낙엽을 몇 장 주워 오라하고 가볍게 시작한 낙엽전을 겸한 마지막 가을수업이었는데 아이들의 글을 읽어보니 제가 한 말을 귀에 담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해준 말입니다.

"사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더 나은 것이 별로 없습니다. 동물은 태어나면 얼마 안되어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합니다. 동물은 생존 때문에 다른 동물을 잡아먹지만 인간은 생존과 상관없이 동족을 잔인하게 죽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신이 인간에게만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볼 수 있는 능력을 주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 행동을 뒤돌아보기 위해서는 그럴만한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마음의 여유가 중요하겠지만 하루를 마감하고 난 뒤에 적어도 한두 시간, 아니면 다만 몇 십분이라도 책상에 앉아 하루를 반성하고 정리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하루 24시간도 모자라 자정이 넘어서야 하루를 접어야 하는 착실한(?) 아이들은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가 없어 차츰 인간의 참모습을 잃어갈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올해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하얀 종이를 한 장씩 나누어주고 낙엽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했습니다. 예쁜 낙엽을 줍기 위해서는 쉬는 시간 학교 뒷산에 올라가야 합니다. 사실은 그때부터 가을수업은 시작되는 것이지요.

물론 산에 올라가 낙엽을 줍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다지 사색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천방지축인 아이들이라고 해도 허리를 숙이고 낙엽을 줍는 그 순간, 손끝으로 전해져 오는 무언가 순결한 이끌림 같은 것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져보는 것입니다.

'봄부터 지금까지 넌 이 아름다운 색을 내려고 그렇게 기다렸나봐. 그래서, 지금에서야 이렇게 떨어지는 걸 보니까 말이야! 봄부터 여름까지는 파릇파릇한 잎을 보여주고 이 가을에는 너의 생을 다하는 이 색을 보여주지. 낙엽아, 너의 생은 매년 반복되고 떨어져도 너는 내 마음에 살아 있어.'

이 글을 쓴 아이는 학기초만 해도 저를 바라보는 눈빛에 아무런 감흥도 감정도 깃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매 시간 이름으로 출석을 부르고, 눈을 맞추고, 따뜻한 말을 건네도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아이의 호기심이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이지요. 말하자면 화끈한 마술 같은 것. 그리고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

그 아이의 변화를 감지한 것은 가을이 깊어갈 무렵이었습니다. 수업시간에 'daily(날마다, 일상의)'라는 단어를 설명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상한 육감에 눈길을 돌리다가 그 아이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그때 그 아이가 흘렸던 미소와 뜨거운 눈빛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삶에서 필요한 것이 달리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최초의 의식 같기도 했습니다. 그때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 24시간은 거의 일상적인 일들도 채워집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을 먹고 학교에 오고 공부하고 다시 집에 가서 씻고 밥 먹고 공부하고 잠을 잡니다. 다음 날 다시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학교에 오고 공부하고 다시 하교하고….

졸업을 하면 이런 틀에 박힌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른이 되어도 일상의 반복으로 거의 하루가 채워지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 일상을 사랑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에 아이들이 금방 귀를 기울이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귀한 말을 해주어도 교사의 잔소리쯤으로 들어버리면 그만이니까요. 그래서 말보다는 행동으로 쌓은 사람에 대한 신뢰가 중요합니다. 말하자면 그 아이는 저를 신뢰하고 제 말에 귀를 기울이는데 반년 이상이 걸린 셈입니다.

그날 이후 출석을 부르면서 그 아이와 눈을 맞추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제가 사랑할 수 있는 일상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이지요.

저는 아이들에게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을 투자하자는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이야기해줍니다. 좋은 대학을 가기만 하면 미래의 행복이 보장되는 양 말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저는 저의 일상이 되어버린 가르치는 일에 충실하고 거기에서 얻는 행복을 아이들에게 실증적으로 보여줄 뿐입니다. 올 가을수업에 한 아이가 저에게 준 편지입니다.

'(…)선생님과 1년 동안 수업을 하면서 전 많이 깨달았어요. (…)제가 선생님이 가진 색이 어떤 색인지 생각해 봤는데, 선생님은 무색인 것 같았어요. 한 가지 색은 딱 튀지만 무색은 투명하잖아요? 수만 가지 생각을 가지고 사시는 분… 그런 분 같았거든요. 처음 선생님이 제 이름을 불러주시고 눈 맞추어주실 때, 전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저만의 시각을 바꾸어 주실 수 있을 거라고, 선생님은 저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유일한 선생님이세요.(…)'

'수 만가지 생각을 가지고 사시는 분'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들어온 어떤 찬사보다도 저를 기분 좋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교사가 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런 점에서도 저는 합격점을 받은 듯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아이들을 읽고 있듯이 아이들도 저를 읽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즐거운 일이었지요.

생각해보니 우린 그렇게 서로 교감을 주고받으면서 가을처럼 깊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가을이 오기까지 지루한 여름의 땡볕을 견딘 세월도 만만치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  안준철 기자는 전남 순천 효산고등학교 교사이자 시인이다. 제자들의 생일때마다 써준 시들을 모아 첫 시집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 만으로'를 출간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이후 '다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세상 조촐한 것들이' 등을 상재. 또 국민일보 가족연재소설 '사을이네 집' 연재한 뒤 단행본 '아들과 함께 인생을' 펴냈다.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을 모아 <그 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우리교육)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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