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별(惜別)의 정 잊지 못해 눈물을 흘리던 졸업식이 ‘축제 마당’으로 바뀌고 있다. 울먹울먹 입꼬리가 처지며 눈물을 뚝뚝 떨구던 졸업생들이 올해는 햇살처럼 함초롬이 빛난 표정으로 졸업식을 맞을 것 같다.
식장 분위기를 바꿀 큰 변화는 ‘졸업식 노래’. ‘눈물 바다’로 만들었던 ‘졸업식 노래’를 사이버 세대들의 정서에 맞는 밝은 노래로 바꾸었다. 또 졸업식을 졸업생과 담임 중심으로 엮어, 두고두고 잊지 못한 추억거리로 만들고 있다.
올해 서울 지역 초등학교 졸업식은 오는 12~13일. 마포초등학교(교장 최용식)는 졸업식에서 동요 ‘앞으로’의 멜로디에 졸업생들이 직접 가사를 바꾼 개사곡 ‘세계로 미래로’를 졸업식 노래로 대신한다. ‘미래를 향해서 힘차게 나가자/ 우리에게 어려운 일 자꾸 생겨도/ 희망의 빛으로 헤쳐 나갈 수 있어/ 한걸음 한걸음 힘차게 나가자’고 약속한다. 등명초등학교(교장 이두희)는 ‘축하해요. 오늘은 그대의 날…’이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그대의 날’을 부를 예정이다.
졸업은 삶의 한 단계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전환점. 오랫동안 정들었던 친구와 선생님, 교정을 뒤로하고 교문을 나서는 발걸음을 슬픔으로만 물들이는 건 좋지 않다는 생각에 졸업식 송사와 답사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홍연초등학교(교장 이봉수)는 식순에 송사와 답사를 올해부터 없앴다. 280여 명의 졸업생 전원에게 개인 특기를 살린 상장을 수여하고, 담임 교사가 제자들에게 쓴 편지는 ‘영한 사전’에 끼워줄 계획이다. 일신초등학교(교장 박명천)는 졸업식장에 학부모와 같이 앉게 하고 ‘독서대’를 선물로 준다.
졸업식장을 졸업생의 작품으로 장식하는 학교도 여럿 있다. 창림초등학교(교장 문중근)는 9일 개학 해 직접 그린 ‘미래의 자화상’을 만국기처럼 연결해 체육관에 걸어 놓을 계획이다.어린새가 미래를 향해 둥지를 떠나가는 건 혼자서 살아갈 준비를 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다. 언북초등은 졸업식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한다.
창림초등 김상우(교무부장) 선생님은 “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간직한 채 교문을 나설 수 있게 졸업식을 ‘헤어진다’는 사실보다는 ‘새로운 출발’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