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규 선생님이 글쓰기 회보에 실었던 글 가운데 일부입니다.
대구에서 2학년 아이들과 학년말에 하신 활동입니다.
1. 지도 차례
1) 2월 15일
① 마지막 시간에 아이들에게 녹음할 계획을 말하고 녹음할 이야기를 생각하자고 했다. 일년 동안 생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남에게 들려주는데 그것을 내가 녹음해서 영원히 간직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학교에서 동무와 있었던 이야기, 선생님과 있었던 이야기, 집에서 있었던 이야기 어느 것이라도 좋은데 반드시 다음과 같은 자에 대어보고 글감을 고르자고 했다. 그러면서 글감을 고르기 위한 자를 칠판에 크게 썼다.
㉮ 남에게 들려줄 만한 이야기인가?
㉯ 남에게 숨기고 싶은 이야기인가?
(글감을 고르기 위한 두 가지 자에 대해서는 평소 많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는 위 자에 해당하는 글감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했다. 즉 굉장히 기뻤던 일, 자랑스러웠던 일, 우스웠던 일, 크게 깨달았던 일, 신기했던 일,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궁금한 일, 두려웠던 일, 억울했던 일, 슬펐던 일, 부끄러웠던 일, 창피했던 일, 실수한 일, 따위를 우리 교실에서 일어났던 일을 몇 가지 들춰 가며 이야기를 했다.
② 이야기를 끝내고는 글감을 고르기 위해 숨소리도 시끄러울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를 위해 눈을 감고 생각하는 시간을 한 2-3분간 주었다.(마침 시간에 쫓겨서 고른 글감을 하나하나 살펴보지 않았다.)
③ 글감을 골랐으면 우선 글을 쓴다고 생각하고 제목만 써 놓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제목 밑에 1,2,3,4 번호를 매겨 가면서 1번은 위 글감 자 ①,②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 쓰고, 2번은 언제, 3번은 어디서, 4번은 누구와 있었던 이야기인지 써 놓도록 했다.
④ 마지막으로 알림장을 쓰면서 ‘직접 겪어 보기’ 숙제를 냈다. 다음날인 16일은 졸업식 날이라 학교에 오지 않기 때문에 직접 그 일이 있었던 곳에 가서 지난 일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면서 공책에 대강 적기를 해 오라고 했다. 장소가 먼 곳이라서 갈 수가 없으면 그때 같이 있었던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세히 떠올려 보라고 해 두었다.
⑤ 아이들에게는 일년 안이라는 시간은 너무 긴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상에서 생각으로 겪어 보기를 해서는 생생하게 되살려 낼 수 없을 것 같아서 그 곳에 가서 직접 겪어 보기를 하도록 했다.
2) 2월 17일
① 직접 그 곳에 가서 겪어 보기를 한 사람이 얼마나 되나 조사를 해봤더니 겨우 여섯 사람밖에 되지 않았다. 직접 그곳에 같이 놀았던 아이들과 같이 가서 똑같이 해봤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② 자세히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몇 번이고 강조를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다가 생각이 잘 안 나면 다시 겪어 보기를 자꾸 하면서 써야 한다고 일러두었다. 글쓰는데 걸린 시간은 30분 정도이다. 10분도 채 안 되어 다 써 버린 아이들도 있었지만 첫째 시간 마칠 때까지 시간을 주었다.
③ 둘째 시간부터는 자기가 쓴 글을 여러 사람 앞에서 읽었다. 이때에 나는 녹음기를 조작하면서 녹음을 했다. 녹음을 위해서 자기의 글을 읽기에 앞서 몇 번 누구인가를 밝히고 글을 읽도록 했다. 글을 읽고 나서 다른 아이들은 궁금한 것이나 이해가 잘되지 않는 곳이 있으면 물어 보도록 했다.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있으면 그 부분은 자세히 쓰지 못한 것이니까 읽고 난 뒤에 고치도록 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