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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학급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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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통일 감수성 틔워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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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북녘친구와 수학여행 간다면… 통일 골든벨 울려볼까
초등고생 1만6천여명 조사 - “통일 안돼도 괜찮아” 41%
화해 평화교육 필요 절실교사들 모둠별 수업등 활용
다큐도 보고 노래도 부르고 남북 속담·수수께끼등 비교 마음 열어 다름 받아들이기
어린이와 청소년을 흔히들 ‘통일 세대’라고 부른다. 21세기 통일조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주역들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당위성이나 어른들의 기대와는 달리, ‘통일 세대’의 ‘통일 감수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국사회조사연구소가 지난해 말 전국 초·중·고등학생 1만6297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통일이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답한 학생이 40.8%나 됐다. ‘통일 시대의 주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통일교육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학교에서 반공교육이 아닌, 화해·평화교육으로서의 통일교육을 꾸준히 실천하는 교사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일 서울 방학초등학교 5학년5반 교실. 국어시간에 통일을 주제로 한 ‘이야기 꾸미기’ 수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통일이 되거나 남북 교류가 활발해져 남북 어린이가 만나게 됐을 때의 상황을 가상해,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모둠별로 ‘남북 어린이 수학여행 가다’, ‘남북 어린이 함께 하는 쇼핑’, ‘함께 공부하고 집에 가는 길’ 등의 주제를 정해, 한 권씩의 그림책을 만들어 나갔다. “모둠원 모두가 이야기 속에 주인공으로 등장해야 합니다. 글은 대화체를 많이 넣어 쓰세요. 그동안 배운 북한 사투리를 넣으면 더 좋겠죠” 이 반 담임 최기룡(40) 교사는 이렇게 통일을 주제로 한 수업을 자주 한다.
일주일에 1~2시간은 이날 국어수업처럼 교과 시간에 해당 단원 교육내용과 통일 문제를 연관시켜 수업을 한다. 일주일에 한 시간씩인 재량활동 시간은 온전히 통일교육에 투자한다. 재량활동 시간에는 남북한 ‘문화이해지’와 남북한 생활문화 이해 활동자료를 활용해 북한 이해교육을 주로 한다. 문화이해지 활동은 일상에서 문화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아이들에게 제시해 준 뒤, 각 상황에서 등장인물에게 드러나는 행동의 이유를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게 함으로써, ‘다름’을 이해하게 하는 활동이다. 최 교사는 또 해마다 6월에는 각 과목의 교육과정을 통합적으로 재구성해 통일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 수업을 3주 동안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통일방송’ 프로젝트 수업을 했는데, 통일 문제를 다룬 드라마, 코미디, 뉴스 등을 모둠별로 제작해 발표하게 했다.
올해에도 아이들과의 토론을 통해, 통일방송, 통일신문, 통일사전 중 한 가지를 정해 프로젝트 수업을 할 계획이다. 이 반 황재민(12)양은 “멀게만 느껴졌던 북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며 “북한 어린이들과도 잘 어울려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송천초등학교 박근병 교사는 해마다 학기초에 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통일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년치 계획을 짜, 재량활동 시간에 통일교육을 한다. 통일교육의 주제는 화해의 열린 마음 갖기, 북한 바로 알기, 통일의 필요성 느끼기, 통일을 위한 마음 다지기의 네 단계로 구성된다. 화해의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먼저 남북 어린이 문화이해지 활동을 통해 일상 속의 ‘차이’와 ‘차별’을 인식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훈련을 한다. 북한 바로 알기 수업 때는 북한 어린이들의 생활모습과 관련된 퀴즈를 푸는 ‘도전! 통일 골든 벨을 울려라’, 남북의 속담과 수수께끼의 같은 점과 다른 점 찾기, 북한 놀이 해보기 등의 활동을 한다. 그 다음으로 동화를 통해 분단의 원인을 알아보고, 분단에 따른 피해와 통일이 가져다주는 이익을 따져보는 과정에서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으로 6·15 남북 공동선언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보고, 통일 뒤의 국기와 국화, 통일신문 만들기를 통해 통일국가의 미래상을 그려 본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주로 계발활동(CA)과 도덕수업 시간에 통일교육이 이뤄진다.
서울 중앙여고 은정주 교사(지구과학)는 3년째 ‘통일사랑반’을 운영해 오고 있다. 격주로 두 시간씩 활동이 이뤄지는데, 지난달에는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송환〉과 북한 영화 〈봄을 안고 사는 처녀들〉을 함께 본 뒤 토론을 했다. 이번달에는 ‘통일을 통해 얻을 것과 잃을 것’, ‘통일은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공부와 토론을 할 계획이다. 서울 누원고 이종두 교사(도덕)는 수업시간에 노래와 영상을 활용해 통일교육을 한다. 학생들은 모둠별로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한 곡씩 골라, 친구들 앞에서 노래도 부르고 노랫말 내용과 의미를 분석해 발표한다. 경북 경산 장산중 심근석 교사(도덕)는 해마다 연극반을 꾸려 연말에 통일연극을 공연한다. 전교조 통일위원장인 이장원 교사(서울 무학여고)는 “아직 통일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뒷받침이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일선 교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 통일교육의 저변이 점점 확대되고, 교육내용과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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