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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식
(초참지기 이영근 : chocham@hanmail.net / 김정순 : leeygkim@hanmail.net)


아이가 준 선물
이영근  (홈페이지) 2009-11-05 20:40:54  |  조회 : 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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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얼굴 크게 나온 사진 하나 보내세요.'
그래서 손전화로 찍어 보냈더니 액자에 넣어서 가져왔다.
와, 이렇게 고마울 수가. 감동이다.
편지도 있다.
[영근샘께. 선생님, 이거 받고 너무 감동하진 말고요. 다음에 실력이 더 나아지면 더 닮게 그려드릴게요. 만약 제가 계속 미술을 한다면요.^^ 그래도 시간 꽤 걸려서 그린거랍니다! 그림 보고 이상하다고 하면 안 돼요. 나름대로 닮은 것 같은데. 문서영 올림]



... 문서영 이런 일이 있었다.^^

문서영과 영근샘 논쟁_전화로
(2009년 10월 27일 밤 10:15~10:32)

문서영에게 문자가 왔다.
'안 주무시면 전화 좀 주세요.'
그래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어, 왜?”
“논쟁하려고요.”
“오늘 그거 혼난 거 억울해서?”
“네.”
“어, 그럼 해 봐. 일 라운드 시작!”
“선생님이 선생님 말이 우습냐고 했잖아요.”
“어.”
“그런데 박병규가 봐봐봐봐해서 웃은 거예요.”
“어, 그거는 니가 오늘만이 아니고 평소에 내가 혼내면 웃은 거도 해당되는 거야.”
“아, 그럼 할 말이 없네요.”“어, 그리고 두 번째 해 봐.”
“오늘 최근영은 아무것도 안했는데 왜 혼난 거예요? 내가 상황파악 못하고 웃었다고 해서 혼났으면 혼났지 최근영은 아무것도 안했어요. 그냥 빨리 하자고 했어요.”
“어, 그럼 그건 내가 근영이한테 미안하네, 그렇게 내가 근영이를 혼낸 건 평소에 근영이에 대한 선입견이다. 그건 미안.”
“선생님이 선생님 추측만 가지고 근영이를 혼낸 거잖아요. 아, 진짜 하루 종일 최근영한테 미안해서 혼났어요.”
“근데 그럼 근영이가 그때 나한테 억울하다고 말했어야지.”
“말할 시간을 안줬잖아요. 아예 바로 뒤로 나가라고 그러고 바로 벌세웠잖아요.”
“그래, 그럼 그건 내가 내일 가서 근영이한테 공식으로 사과를 할게.”
“그리고 왜 샤프로 썼더니 연필로 쓰라고 해요?”
“응, 그건 내가 늘 갖고 있는 생각이야. 샤프로 쓰면 글씨가 안 예뻐지거든.”“그럼 그런 거지. 왜 그 상황에 연필로 쓰라는 애기가 나와요?”
“아, 미안하다. 원래 어른들은 혼낼 때 다른 것들도 말하거든.”
“내가 느끼기에는 내 샤프가 특이하니까 무안해서 그러는 걸로 밖에 안 느껴졌어요.”
“그래, 어른들은 원래 화낼 때 다른 이야기도 꺼내고 그래. 미안하지만 연필을 쓰면 좋겠다. 또!”
“실험관찰 다 끝내고 지구본 찾아보라고 했으면서 왜 실험관찰 다 안 썼는데 참여 안한다고 그래요? 그때 다른 애들은 안 쓰고 지구본 보고 있었던 건데.”
“응, 그건 내가 평소에 알던 너는 내가 오 분이라는 시간을 주면 이삼 분만에 끝내고 놀 앤데 1번 문제를 아직도 풀고 있어서 그랬어.”
“2번 문제에요.”
“아무튼 간에. 이제 끝났나?”
“네.”
“그럼 내가 말할게. 너랑 친하잖아. 내가 너를 좋아하는 걸 다른 애들이 알잖아.”
“네.”
“그런데 그게 다른 애들한테 보이면 안 되거든.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니가 그 상황에 웃어버리면 내가 곤란해진다고. 그래서 그런 거야. 이제 됐나?”
“…….”
“내가 생각하는 논쟁은 자기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거야. 거기에서 이기려고만 하면 안 돼.”
“…….”
“그럼 이제 끊자. 지금 내가 밖인데 사람들이 우리 논쟁을 듣고 있었거든.”
“헐. 그럼 말하지 그랬어요.”
“니가 할 말이 있었잖아.”
“네.”
“그래. 그럼 잘 자라.”
“네.”

[그날 문서영이가 쓴 일기에서]

(앞은 생략_혼나고 억울한 이야기)
거칠게 말하면 남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빙빙 돌려 말하면 남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바르고 부드럽게 말하면 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피식, 그럼 또 이러겠지. ‘이쯤 되면 선생 자리를 내려놓아야 하지 않나?’ 더 잘 해야지 하고 생각해야지. 참사랑 몇 기 몇 기 하면서 털썩 주저앉으면 안 되죠.)

------ 서영이를 불러 ------
“너 거칠게… 이 이야기는 니가 만든 말이니?”
“아뇨. ‘짧은 동화 긴 생각’에 있는 말인데요.”
“아, 그래? 그럼 아래에 쓴 글은 나에게 하는 충고이니?”
“(웃으며)네. 지난번에 선생님이 일기에 이런 이야기 썼잖아요.”
“그래. 알았다. 고맙다.”

----------------------

[참고, 문서영이 내가 지난번에 썼다는 일기]

2009년 10월 15일 (목)
날씨: 내리쬐는 햇살 꼬리가 참 길어졌어. 해가 갈수록 낮게 하늘을 도나 봐. 셋째 시간이 되어도 ‘참’ 줄(분단)에 햇살이 드리워. 여섯째 시간에 실과로 철사를 펜치(니퍼)로 끊고 묶는 공부하러 나가보니, 날이 좋아.

제목: 슬픈 노래

내일 있을 중간고사 준비를 했어. 지난 번 나눠준 답을 알려주고, 틀린 것 확인하고, 교과서를 쭉 살피고, 자기가 하고픈 공부를 했지.
재미있는 공부는 아냐.
넷째 시간에 요한이에게 악보를 부탁해.
‘염소’, ‘슬픈 노래’, ‘씨감자’ 복사를 해 왔지. 그런데 ‘염소’는 1학기에 했던 노래라네. 내 정신 좀 봐. 그래서 다른 두 곡만 노래를 불렀지.
씨감자를 설명하고 노래를 부르고서 ‘슬픈 노래’를 불러.
“김광석 노래인데 얼마 전에 학교와 안 좋은 일이 있는 날, 차를 타고 서울에 공부하러 가는데 그때 이 노래가 참 와 닿는 거야. 노랫말에서는 슬플 때 슬픈 노래를 부르라고 하는데 나는 슬픈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풀었지. 그 노래 같이 들어보자.”
사실 어제 여학생 혼낸 것이 마음에 남아 있어. 그래서 마음이 슬퍼.
-----------
이룰 수 없는 일과 사랑에 빠졌을 때
너무나 사랑하여 이별을 예감할 때
아픔을 감추려고 허탈히 미소 지을 때
슬픈 노래를 불러요 슬픈 노래를
밤늦은 여행길에 낯선 길 지나갈 때
사랑은 떠났지만 추억이 자라날 때
길가에 안개꽃이 너처럼 미소 지을 때
슬픈 노래를 불러요 슬픈 노래를
어린 아이에게서 어른의 모습을 볼 때
너무나 슬퍼서 눈물이 메마를 때
노인의 주름 속에 인생을 바라볼 때
슬픈 노래를 불러요 슬픈 노래를
슬픈 노래를 불러요 슬픈 노래를
-----------

오늘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내려놓기’였어.
노래를 부를 때도 생각을 했고, 프레네 학교 관련 책을 읽을 때도, 밥을 혼자서 먹을 때도 한 가지 생각만 했어. 입에서는 ‘슬픈 노래’를 흥얼거리며.
‘내가 아이들이 마음을 정말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내가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듣기 귀찮아하거나,
아이들이 내가 자기들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 여기거나,
아이들이 자기들 편에 서지 못한다고 할 때,

나는 내 자리를 내려놓아야 할 때이지 않을까?
그러면서 선생을 계속 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겠지.
나에게 그런 날이 온다면 나는 내려놓을 수 있을까?

사실 이번 일제고사 때는 아이들 편에 서지 못했지.
어제 혼낸 것이 몇몇 아이들 말처럼 자기들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일 수 있지.
그래. 아직은 아닐지라도.’

생각이 또 하나 들어.
‘와, 국민들이 하는 소리 안 듣고,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으려는 임금, 참 답답하네.’

아이들이 집에 가고서 ‘슬픈 노래’를 계속 불렀지.
그러니 마음이 가라앉고 편안해져.


sdcc ( 2016-02-14 13:5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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