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크리스마스 트리와 캐럴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팬시점에 진열된 크리스마스 카드가 너무 재미있고, 아이디어 상품들도 참 많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점점 바뀌고 있는 것 같아서다.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것을 물었더니 산타, 루돌프, 크리스마스 트리, 캐럴이라고 대답한다. 텔레비전이나 광고들을 보면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산타할아버지나 루돌프 사슴으로 바뀌어 버렸다. 크리스마스에서 ‘크리스(christ)’는 그리스도, 즉 ‘예수’를 가리키는 말이고, ‘마스(mas)’는 ‘절(節)’이나 ‘축일’을 뜻한다. 크리스마스는 예수가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언제부턴가 크리스마스는 정작 예수는 사라지고 산타할아버지나 루돌프 사슴이 주인공이 돼 버렸다. 왜 산타할아버지나 루돌프 사슴이 각광을 받을까? ‘산타할아버지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물어보자. 산타할아버지는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인물이다. 따라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기다린다.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 받기 때문에 기업들은 큰 상업적 이윤을 거둔다. 가난한 예수보다는 ‘선물’을 떠오르게 하는 산타할아버지는 기업들에게 아주 매력이 있는 인물이다.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무엇일까?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예수다. 예수는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이 땅에 왔으며, 낮은 자와 억눌리고 소외된 자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다. 따라서 바로 ‘사랑’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다. 사실 산타도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던 인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므로 크리스마스는 흥청망청 노는 시간도, 연인들끼리 즐겁게 지내는 시간도 아니다. 소외되고 어려운 우리의 이웃들을 돌아보며 사랑을 실천하는 날이 바로 크리스마스인 것이다.
올바른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보내야 할까를 물어보자.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는 청소년들이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시간으로, 고아원이나 양로원 또는 장애인들을 도울 수 있는 적지만 따뜻한 마음을 담은 선물을 나누는 그런 날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태어난 목적과 의미를 풍성하게 누리는 그런 날이 되기를, 청소년들이 올 한 해 온정어린 마음으로 따뜻한 겨울을 맞게 되기를 바란다.
강정훈/과천 과천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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