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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감동을 짧은 시간에 바로 쓴 시
이영근  (홈페이지) 조회 : 1,516

받은 감동을 짧은 시간에 바로 쓴 시

시월 마지막 날, 토요일 아이들과 함께 시 쓰기 한 이야기입니다.

날씨가 시월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듯 아침부터 날씨가 꾸무리한 게 비가 올 것 같습니다. 2학기에 아이들에 저에게 자주 하는 불만이 1학기 때보다 바깥에 적게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늘 바깥에 나갈 틈을 살핍니다. 더군다나 토요일은 늘 마지막 두 시간(재량과 특활)에 산에 가거나 최용신 기념관에 자연체험으로 놀러 가는 날이기도 합니다. 비가 올 것 같아 멀리 가는 것은 포기하고 운동장에 나갑니다.

“자, 우리 나가자. 시 쓰기 공책 들어라.”

그러고서 나갔습니다. 나가니 덩달아 참 좋습니다.

“여기 봐. 꽃이 가득 있지? 혹시 이게 뭔지 아는 사람?”

우리 학교에 학교 꽃밭과 꽃을 정성껏 잘 가꾸시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며칠 전부터 국화를 화분에 옮겨 심는 정성을 보이시더니 이곳저곳에 국화를 전시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보며 냄새 맡고 싶었습니다.

아는 아이가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과 산으로 운동장으로 돌아다니며 참 많이 살피고 놀지만 그게 아이들 삶이 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꽃 이름 하나 모른다고 자연체험 하는 노력이 헛된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만.

“국화 꽃 냄새를 맡아 보고, 잘 살펴도 봐. 그리고 시를 써 봐.”

아이들이 냄새를 맡으며, “우웩” 똥냄새라 합니다. 아이들은 그 냄새가 아직 익숙하지 않나 봅니다. 똥냄새니 구린다니 하며 싫어하는 표정도 더러 보입니다. 반면, 국화 앞에 서서 꽃에 앉은 벌을 보고, 국화 모습을 살피려 고개를 숙이고, 냄새를 맡으려 코를 파묻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어떤 시가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정성껏 살피고 냄새 맡는 모습만으로도 나온 보람은 찾은 것 같습니다.

빗방울 (박서영)
국화를 관찰하고 있는데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진다.
점점 많이 떨어진다.
내가 가져온 필통에도 내리고,
국화꽃잎에도 떨어진다.
방금 전까지 말라보였던
국화잎.
촉촉하게 젖은 것을 보니
시원해 보인다.

국화꽃잎 (고은비)
작은 국화꽃잎을 세어보니
하나, 둘, 셋```서른```마흔
너무 많다.
그 작은 것들이 모여서
예쁘게 만드니
신기하다.

국화 (김민석)
학교에서 국화를 봤다.
국화를 보는데 갑자기 비가 왔다.
노오란 국화가 비를 기다렸나보다
국화가 비를 좋아하나보다
비도 국화를 좋아하면 좋겠다.

국화꽃 (신수민)
국화꽃은 노란색
이쁘다.
그래서 벌이 좋아하나보다.

아이들이 쉽게 다 씁니다. 밖에서 쓰고, 쓴 시를 저에게 보여주지만 제대로 다듬기 지도 할 겨를이 없습니다. 다 쓴 아이들에게 바람, 가을 하늘 같은 글감으로도 써 보게 합니다. 마침 비도 한두 방울 떨어집니다. 비 맞은 이야기도 시로 남깁니다.

시가 대부분 참 짧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 받은 감흥이라 그렇습니다.

가을하늘 (조희훈)
가을하늘을 보면
새털구름이
정말 아름다워
잠시 동안 감동을 받는다.

바람 (최준열)
바람이 분다.
바람은 비와
같이 와야
그림이 완성된다.

장미 (조준식)
운동장근처를 돌다가
장미를 봤다.
여름에는
많이 피어있던 장미가
가을이 되자
장미가 흩어져 피어있다.
겨울을 맞이하고 있구나.

가을바람은 (김주은)
가을바람은
하늘이 흐린데도 바람이 부나보다
혼자서 슬프게
바람이 부나보다.
가을바람은
외톨이인가보다
다른친구들은 집에 들어갔는데
가을바람 혼자서 부니까.

은비가 쓴 시로 마칩니다. 아이들 시를 보며 같이 제대로 이야기 나누지 못하는 처지(실력, 시간, 노력)이지만, 은비 말처럼 웃으며 아이들 시를 보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웃는 영근샘 (고은비)
오늘 시 쓰기를 했다.
친구들이 쓴 시를 읽어보시는 선생님
옆에서 보니 슬쩍 웃으시는 영근샘
좋아 보이신다.
나보다 순수하시네. (200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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